무기계약직 전환 막으려고 꼼수…충남도 수수방관
"지난 8년간 업무에 종사하며 가족같이 돌본 어르신들을 더 이상 보지 못 하는 것이 제일 가슴 아픕니다."
기간제 방문간호사인 A씨는 지난달 말 해당 군 보건소로부터 오는 31일자로 계약이 만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계약만료 이유는 A씨의 업무인 방문건강관리 업무가 지난 2012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대상 업무로 분류되면서, 계약을 지속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07년부터 8년 간 의료취약계층의 집을 직접 방문해 건강상태도 확인하고 각종 의료혜택과 관련해 보건행정의 대리자 역할을 해왔다.
A씨는 "지난 8년 간 동료들은 1인 당 300-400가구를 관리하며 의료 취약계층을 돌본다는 사명감으로 이 일을 해왔다"며 "그동안 일을 하면서 수혜자의 집안 사정과 건강상태 등을 자세하게 알고, 친분도 두터운데 하루 아침에 일을 그만 두라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시·군에서는 총액인건비 문제로 무기계약직 전환이 어렵다고 하는데 홍성, 서천 등 일부 시·군은 재정 상태가 어려움에도 방문간호사들을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며 "업무를 익히기 위해 1-2년이 시간이 걸려 새로운 사람이 투입되면 방문건강관리 업무에 공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A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방문 간호사는 충남 당진시와 계룡시, 예산군, 청양군 등 23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고용개선을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선 시·군에서는 제도의 취지를 거스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충남도공공노동조합은 "시·군에서 총액인건비를 초과해 정규직 전환을 못해준다고 주장했지만 보건복지부와 행정자치부에 확인한 결과 공문을 통해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해도 총액인건비에 저촉되거나 문제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계약만료를 하는 것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지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시·군에서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지 않으려고 방문간호사들에게 약간의 기간을 두고 다시 계약하자는 식의 회유를 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탈법행위이며 공공노조는 이와 관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방문간호사의 인력 채용과 관련해서는 기초 자치단체장이 권한을 쥐고 있는 만큼 도 차원의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고 말했다.
<대전일보 김달호 기자 2014-12-25 6면기사 편집 2014-12-25 05:5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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