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자인 일선 시·군보건소의 방문간호사들을 집단으로 해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취약계층 노약자들의 건강을 직접 찾아 돌보는 방문간호사들을 예산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부당으로 해고한 것이다. 해고통보를 받은 방문간호사들은 당진시 7명, 계룡시 5명, 예산군 9명, 청양군 2명 등 모두 23명에 이른다.
방문간호사 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기간제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업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긴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년 이상 근무한 방문간호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전국 시·도에 하달했다. 이에 천안시와 아산시 등은 방문간호사들을 내년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하지만 당진시 등 4개 시·군은 연말이 되자 이들을 해고했다. 정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부당해고 한 것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는 방문간호사들의 경력을 단절시키기 위해 내년 2월 해당사업의 기간제근로자 공모에 참여하라고 제의하는 등 꼼수까지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하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 시·군들은 방문간호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임금이 오르고 총액인건비 상승으로 재정자립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방문간호사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총액인건비 예산에 포함되지 않고 인건비 예산은 국비와 도비 등을 통해 지원되기 때문에 시·군재정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들을 해고한 것은 대법원의 판례에도 위배된다. 최근 대법원은 기간제근로자 해고와 관련해 ‘기간제근로자라 하더라도 다른 정당한 사유 없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기간제 법의 입법취지에 반한다’는 판례를 내린 바 있다.
우리는 정부의 지침과 대법원의 판례를 뒤집고 방문간호사들을 부당으로 해고한 시·군들은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본다. 해당 시장·군수들은 맞지도 않는 총액인건비 등을 내세워 8년간이나 취약계층 노약자들을 돌보아온 방문간호사들을 탈법적으로 해고한 사유를 제대로 밝히고 이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이 중앙정부의 지침도 무시하고 대법원의 판례까지 뒤 업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갈등의 요소로 떠오른 마당에 모범을 보여야 할 지자체들이 기간제 근로자들을 탈법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금강일보 사설 [ 2면 ] 2014.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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