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評> 06. 8. 7
과연 누가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내모는가
노조측의 뼈를 깍는 양보에도, 배짱으로 일관하며 파업부추기는 택시회사
노사교섭은 당사자의 자율과 신의성실한 교섭자세를 원칙으로 한다. 이는 노사 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상대방의 주장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상호이해속에 수용할 것은 수용함으로서 갈등을 줄여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충남서부지역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노사갈등의 양상은 마치 최소한의 상식이나 룰이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어 노조를 굴복시키자는 사용자들의 오만함이 원인이 되고 있어, 누가 과연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유도하고 파업을 부추기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당사자들에게 일언반구 말 한마디없이 민간위탁을 발표해 일주일 가까이 시청앞에서 천막농성과 집회를 벌이는 사태까지 불러왔던 충남서부일반노조의 서산장애인복지관 민간위탁 반대농성이나, 8일로 예정된 충남서부택시노조의 파업돌입 사태를 보면, 상식적인 사고로는 납득할 수 없는 사용자들의 오만함이나 억지가 눈에 띈다.
택시노조의 경우, 지난 2002년 이후 근로조건이 전혀 개선되지 않아 4년째 정체되어 왔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주5일근무제가 일반화되고 있지만, 택시노동자들은 여전히 하루 11시간이상의 노동과 저임금, 불법적인 사납금제도하에서 노동해왔다.
올해 들어 노조에서 지난 3개월간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회사측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사용자들은 오히려 4년전보다 더 후퇴하여 10년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근로조건 개악을 협상안이라고 제시했는가 하면, 노조측에서 뼈를 깍는 심정으로 근무조건 개선안을 모두 철회하고 4년전 수준으로 협정을 맺자고 제안해도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사간에 체결하는 단체협약이란 것이 근로조건을 향상하는 미래지향적인 규범을 만들어 노동자의 인간다운 생활보장과 회사발전의 조화를 이루어가는 것인데, 택시회사들의 요구와 교섭자세는 오히려 10년전으로 돌아가 지금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할 것을 강요하는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다.
아무리 노사 교섭이 자율적으로 각자의 입장을 가지고 요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태안운수 사용자의 주장은 노동조합은 물론 일반시민들의 수준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억지에 불과하다. 과연 길거리에 다니는 시민들 누구를 붙잡고도 '10년전 IMF관리시대가 좋왔으니 그때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면 정신나간 사람취급 받는게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택시회사 사용자들은 이러한 주장을 자신들의 요구안이라고 주장하며 기존에 유지해 온 노동조건조차 후퇴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기존의 적용해 온 근로조건은 단체협약의 유무와 상관없이 이미 규범적인 근로조건으로 체화되어 사용자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정된 판례이고 노동부의 유권해석이지만 오로지 택시회사 사용자들만은 이라한 통념과 상식도 부정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분노하고 저항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근본적 존재가치마저 상실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이 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부여한 것은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탄압과 억지에 맞서 노동조건을 향상시킬 스스로의 권리를 노동자에게 부여한 것인데, 노동조합이 근로조건을 더 좋게하는 것조차 포기하고 기존대로 유지하는 싸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서글픈 분노를 느끼게 한다.
연일 30도를 넘기는 폭염속에 노동자를 파업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과연 누구인가.
개선과 쟁취가 아니라 빼앗기지 않기위해 파업에 나서야 하는 열악한 택시노동자들의 처지를 보며, 지역의 노사관계가 요동칠 수 밖에 없는 원인이 오만한 사용자에게 있고, 이러한 사용자의 반사회적인 주장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는 지역노동계의 부족함과 관계기관들의 수수방관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열악하고 힘든 노동조건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살기위한 요구는 존중되고 관철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지역노동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더이상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뉘고 니편내편으로 나누어 감투에 연연하는 썩은 풍조가 사라저야 한다.
또한 끊임없는 부당징계,해고,노조탄압으로 노조를 자신의 발밑에 굴복시키려는 전근대적인 사용자들의 오만은 반드시 단죄되어야 한다. 노사교섭은 자율을 원칙으로 하지만 이것이 사용자의 불법적인 주장까지 감싸주는 보호막은 아니다.
사용자의 불법,위법행위에 대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조사와 엄정한 처벌로 사용자들이 노동법 위반을 주차위반 딱지쯤으로 여기는 경시풍조를 일소해야 한다.
태안레미콘의 사태에서 동희오토사내하청노동자들의 투쟁과 태안운수의 파업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내 발생하고 있는 노사갈등의 원인이 노동자의 정당하고 절박한 생존의 요구를 자본의 힘만 믿고 오만하게 짓밟고 군림하려는 사용자들에게 있음이 명백한 이상 이제 이러한 야만적인 생존권유린을 근절하기위해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충남서부지역내 가장 열악한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노동자로 구성된 '충남서부일반노조'는 택시자본의 오만과 반사회적인 노조말살 책동에 맞서서 택시노동자들과 어깨걸고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자본이 걸어온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생각은 전혀없다. 노사분규의 원인이 오만하고 반사회적인 사용자들에게 있음이 드러난 이상 전쟁은 피할 수 없다.-<충남서부일반노조 정책선전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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