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차가운 땅에 뉘인지 8년..
여전히 너와 했던 약속
너와 했던 그 시린날들의 기억은
늘 가슴에 살아 숨쉬고 있는데..
불어터진 컵라면 하나에
12월의 밤 전기장판 하나에
서로의 체온으로 엄동설한의 밤을 지새며
286컴퓨터 한 대를 구하기위해
연구소 월세를 만들기위해
날마다 몸속으로 퍼지는 병을 감추며 마른웃음을 보냈던..
지역이 뒤짚히는 총파업 한판 만들때까지
한눈팔지 말고 오로지 노동자가슴으로 살자던 약속은
아직도 선연하다.
널 보내고 8년
연구소는 민주노총으로
민주노총은 제1의 내셔널센터로 확대를 거듭했지만
오늘 신년의 시작점에 초라하게 빈손으로 다시 네앞에 서서
여전히 지키지 못하고 있는 약속..
여전히 살아남은 내가 해야할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이제는 너 이름과 흔적도 지역에서 기억해주는 이가 자꾸만 즐어드는데
여전히 살아 숨쉬며 단 하나의 약속을 지켜보겠다고 바둥대는 나를
너는 얼마나 한심해할 지.
해마다 너를 찾아와
올해는 그 약속의 절반이라도 지키기위해
온몸을 던져 싸워보겠다고 다시금 다시금 이를 깨문다.
다시 만나는 날 부끄럽지 않는 동지로 널 만나기위해
살아남은 내가 네몫을 해야지
우리 둘중 누구도 그렇했을테니까
내 가슴에 날선 칼로 네가 있듯이
이 못한 친구를 지켜보며 편히 쉬어라
영원한 벗 성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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