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서거 이후 최대 재판 시작됐다
한명숙 전 총리 법정 공방 시작..22일 총리공관 현장 검증 등 이목 집중
박상희 기자 psh@vop.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최대 재판이 시작됐다. 8일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법정 공방이 시작된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민중의소리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앙지법 서관 311호 법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는 한 전 총리가 직접 출석,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담당 재판부인 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오는 6.2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해 한 주에 2~3회 집중 심리를 여는 강행군의 재판 일정을 잡았다.
한 전 총리의 재판 일정은 이날을 시작으로 11일에는 곽영욱 전 사장, 15일에는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17일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 19일에는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진다.
또 22일에는 사상 처음, 총리 공관의 현장 검증이 이뤄지며 24일에는 이원걸 전 산업자원부 2차관, 26일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진다. 29일에는 피고인인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신문이 이어지며 최종 31일 관련자들의 의견진술을 청취한 후 내달 9일 재판부의 판결이 결정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들을 상대로 한 전 총리의 5만 달러 수수 여부와 직무관련성, 골프채 수수 여부, 한 전 총리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관계 등 주제별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죄 판결 시,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 클 듯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의 금품 수수 혐의를 반드시 입증하겠다는 생각이다.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의 돈을 건넸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과 함께 대한석탄공사 사장 응모 경위, 한국남동발전 사장 선임 문제 등을 토대로 한 전 총리의 혐의를 밝혀내겠다는 태도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 수만 봐도 그렇다. 검찰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을 비롯 무려 27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한 전 총리의) 변호인측은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7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양쪽이 신청한 증인들 수만 31명에 달한다.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 체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과 대응계획을 밝혔다.ⓒ 민중의소리
오는 22일 실시될 총리공관 현장 검증은 이번 재판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곽영욱 전 사장은 총리공관에서 한 전 총리에게 직접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든 돈 봉투를 전달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한 전 총리측은 여성 옷의 특성상 주머니가 없고 핸드백은 수행비서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돈 봉투를 받아 숨길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
검찰은 한 전총리의 혐의 입증에 단단히 마음을 먹은 모양이지만, 오히려 검찰의 무리한 수사임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한 전 총리의 기소를 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도 못했고, 한 전 총리에 대한 수사기록 제출 마저도 거부하면서 오히려 '정치수사', '기획수사'라는 불신을 키워왔다.
최종 재판 결과가 한 전 총리의 무죄로 결정될 경우엔 이미 한 전 총리가 오는 6.2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인만큼, 민주진보개혁진영이 '큰 틀로 모여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은 더욱 높아지게 될 전망이다. 또 그 중심에 한 전 총리가 서게 될 경우, 야권의 '반MB연대'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 자명해보인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에 대한 이번 재판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당시 처럼, 검찰이 일부 언론에 수사상황을 흘리며 여론재판으로 몰아갔던 점 등은 각계각층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노무현재단 양정철 사무처장은 "검찰은 노 대통령 서거 직후에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일방적 피의사실 공표와 사실왜곡 등 비윤리적 행태에 대해 통렬한 자기반성이나 성찰은 커녕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책임회피와 자기변명으로 일관했었다"며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서도 보듯 개선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당 대표마저 재판의 증인으로 서게 된 민주당은 향후 당력을 집중해 정치 공작적인 수사의 음모를 밝혀내겠다고 천명했다. 우상호 당 대변인은 이날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를 확신하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진행된 검찰의 수사가 재판정에서까지 논란으로 빚어진 데 유감"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정치공작적 수사의 음모의 실체를 밝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며 당력을 모아 함께 조력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희 기자 ps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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