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반정부 촛불카페 초토화?
'안티이명박까페' 후원금 조사...정치적 목적 수사 비판 제기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 정부 당국의 촛불에 대한 탄압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2008년 대규모 촛불 시위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촛불에 대한 탄압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 촛불단체들의 주장이다.
특히 오는 5월 2일 촛불 2주기,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등 대규모 촛불 시위가 예상되면서 정부 당국이 조직적으로 촛불들의 근거지인 인터넷 까페를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당국의 촛불에 대한 탄압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최근 경찰이 안티이명박까페의 후원금과 관련해 관련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이 대표적이다. '안티이명박까페'는 이명박 정권 탄핵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며 이 대통령의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다. 이 단체는 촛불 단체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되며, 현재 15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두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6일 안티이명박까페에서 총무를 담당하고 있는 필명 '사랑과 평화'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안티이명박까페에서는 이슈가 터질 때 자발적 후원금을 걷고 있는데, 경찰은 선거법상 후원금이 1000만원이 넘어가면 신고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고, 까페가 모은 액수는 단체가 아닌 개인이 모금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어서 '불법 자금'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고 까페 관계자가 전했다.
경찰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2억원 이상의 돈이 모금됐고, 이 돈이 불법시위 지원금으로 쓰였다면서 총무의 자택에서 압수한 후원계좌 입금명세 및 공금 사용 명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까페관계자는 "2010년 들어 지방선거가 있는 가운데 5월 2일 촛불 2주기,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를 거치면서 촛불이 커질까봐 촛불을 끄기 위한 탄압"이라며 "돈 문제는 촛불의 도덕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공권력이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한 회원이 한나라당을 빗대 '딴나라당 없는 죄없는 세상'이란 내용으로 지방선거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자, 경찰이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하겠다며 임의동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 당국의 촛불에 대한 탄압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1년 전 촛불 집회 과정에서 집시법 위반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끝난 줄 알았는데, 최근 다시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고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일도 있다.
일명 '유모차 부대'로 불리며 지난 촛불 시위 당시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한 44명의 주부들에 대해 최근 검찰이 소환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경찰조사로 마무리된줄 알았는데, 끈질기게 검찰이 다시 주부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다고 한다"고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일일히 대응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촛불에 대한 탄압은 2008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면서 "익명성이 인터넷의 속성이라고 하지만, 촛불 탄압 이후 사람들이 더욱 자기들의 신분을 노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에도 촛불집회에서 연행한 사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안사범리스트를 조회해 연행자의 부모와 형제, 남편 가족의 공안기록까지 뒤져 연좌제 부활 논란과 동시에 촛불 과잉 탄압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는 예산 집행 지침을 통해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이름을 올린 1,842개 정당 사회단체를 일괄적으로 불법 시위 단체로 규정하고 이들 단체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기 않기로 결정한 이후 관련 단체들이 정부기관의 비영리단체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 공모과정에서 탈락돼 이에 반발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당국의 촛불에 대한 탄압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 10일 민주항쟁 기념 범국민대회에서 빛나고 있는 촛불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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