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55% 오염작업복 그대로 출퇴근 노동과세계
2010.04.01 17:33:24 1790
작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등 5개조직 실태조사 결과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각종 먼지와 미생물에 노출돼 작업하면서도 오염된 작업복을 그대로 입고 출퇴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 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공공노조, 그리고 민주노동당 홍희덕의원실 등 5개 조직이 주축이 돼 환경미화원의 작업환경과 안전보건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경미화원 대부분이 퇴근할 때, 그냥 일하던 그대로 씻지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집에 가는 작업자들이 55%나 됐다. 옷을 갈아입지 못하는 작업자는 모두 67%나 되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회사에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는 작업자는 13%, 회사에서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는 작업자들은 10%로 조사됐다.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입었던 옷 그대로 집에 가고 있는 셈이다.
의정부, 평택, 구리, 종로 지역 등 4개 사업장에 대한 정밀조사와 전국 50개 사업장 1050여 명에 대한 설문조사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작업자들 중 쓰레기 때문에 세 번 이상 숨이 막힌 경험이 무려 42%나 달했다. 반면 한 번도 없는 작업자는 12%밖에 되지 않았다.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먼지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먼지에 들어있는 미생물 때문에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눈이 따갑거나, 코가 따갑거나, 기침이 나오거나, 호흡곤란은 모두 먼지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환경미화원들의 산업재해율을 계산해 본 결과 11.0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재해율이 0.7임을 감안하면 15배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민간위탁 회사들만의 재해율은 16.8로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드러났다.
김신범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장은 “미생물에 의한 여러 가지 오염은 본인 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발생시킬 우려가 매우 높다”면서 “작업복과 출퇴근복을 구분해 갈아입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대책 중의 하나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사례로 덴마크에서는 환경미화원들이 작업복과 일상복을 구분하여 보관하도록 사물함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기도 하다. 김 실장은 “덴마크에서는 2000년까지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해 환경미화원 인력증강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환경미화원들이 각종 사고나 미생물에 의한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부와 노동부가 5개년간 공동의 연구조사를 시행하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회사들이 지자체로부터 정해진 금액으로 쓰레기 처리를 위탁받은 다음 환경미화원의 임금을 깎고, 화장실이나 샤워실, 휴게실 등 기본적 복지시설에 들어갈 투자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이윤을 남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상철기자 / 노동과세계 47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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