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 베이고, 못에 찔리고 환경미화원 '수난'
지난해 산업재해 8명...날카로운 물체 종이로 감싸야
환경미화원 현모씨는 최근 쓰레기봉투를 수거하다 손가락을 깊이 베이는 사고를 당했다.
누군가 유리조각을 봉투에 담아 버렸기 때문이다. 날이 선 유리는 두툼한 장갑도 뚫어 버렸다.
못, 문구용 칼날, 유리조각 등 날카로운 물건을 쓰레기와 함께 버리면서 환경미화원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6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를 당한 환경미화원은 모두 8명이다. 2008년에도 10명이 산재를 당하는 등 해마다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바쁘게 일하다 보니 미화원들은 봉투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며 “유리조각이나 칼날, 송곳 등은 신문지로 두툼하게 싸고 테이프로 감싼 뒤 봉투 중앙에 넣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시간대 일을 하다 보니 교통사고에도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3월 13일 오전 6시30분 노형동 모 빌딩 앞에서 김모씨가 도로 구석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다 차량에 치어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2008년에도 환경미화원이 뺑소니 차량에 치어 부상을 당했고, 2007년에는 새벽 청소에 나선 50대 미화원이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해 야광조끼와 안전화, 안전모를 수시로 지급하고 있지만 어둠이 깔린 거리를 청소하는 미화원들의 참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청소차에 달린 기계식리프트에 끼이는 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미화원 3명이 발목과 손가락이 리프트에 끼여 골절을 당하는 등 자체사고 예방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희망근로 참가자 가운데 모두 36명이 산재를 당했다. 이들 대다수는 풀베기 등을 하다 손가락을 베이거나 작업 중 넘어지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제주지도원은 희망근로와 녹화사업 등 공공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올해 현장지도 및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좌동철 기자>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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