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소재 선박임가공업체 대표인 신아무개(47)씨는 노동자 115명의 임금 3억7천200만원을 주지 않고, 체불임금 변제를 위해 원청에게 가불받은 대금까지 빼돌렸다가 지난달 구속됐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신씨와 같은 임금체불 사업주 11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에 근거가 없어 이들의 이름과 해당 기업의 명단은 공개하지 못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씨처럼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는 인터넷 등에 이름이 공개된다. 금융거래와 공공입찰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노동부는 지난 14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습적으로 또는 고의적으로 노동자의 임금·퇴직금을 주지 않거나 고액을 체불하는 사업주의 이름·업체명단·체불내역이 공개된다. 노동부는 체불사업주의 정보를 은행연합회 등에 통보해 금융기관의 대출·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 등이 수행하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최장 2년간 제한된다. 1년간 임금을 체불해 구속기소되거나, 도피해 소재 파악이 어려운 사업주가 대상이다. 1년에 3회 이상 임금을 체불하거나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액수 이상을 체불해도 마찬가지다. 경영상 어려움 등 부득이하게 체불한 사업주에게는 일정기간 소명기회와 함께 청산기회를 준다.
노동부에 따르면 체불임금은 2007년 15만1천건 8천403억원에서 지난해 18만7천700건 1조3천43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중 30% 정도만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는데, 대부분 벌금부과를 통한 약식기소에 그쳤다. 정현옥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그동안 사업주들은 벌금 몇 십 만원만 내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임금을 체불하면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성우 민주노총 서울본부 법규국장은 “기존 체불임금 대책보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워낙 임금체불 현상이 만연해 있어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
글수 1634
댓글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