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차별시정을 강조해 온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이 무기계약직 차별 혐의로 진정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지난 9일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동종·유사 업무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주무부처인 노동부가 전국 지방고용센터에서 동일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다는 의혹을 일어 논란이 예상된다.
공공운수노조 고용노동부사무원지부는 13일 “고용센터에서 직업상담원과 사무원은 똑같이 실업자 취업알선 업무를 하고 있는데도, 노동부가 상여금과 교통비·식비 등 각종 수당을 사무원에게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사무원 이영삼(52)씨는 올해로 13년째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김제고용센터에서 취업알선 업무를 하고 있는데 임금은 월 148만6천원에 불과하다. 이씨는 “고용센터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이나 직업상담원들은 상여금이나 가족수당·교통비·식대를 받지만 사무원은 수당이 전혀 없다”며 “임금이 워낙 적다 보니 투잡·쓰리잡으로 겨우 생계를 꾸려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동무 사무원의 열악한 처우는 기획재정부나 국가인권위원회와 비교해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기재부는 사무원에게 매월 교통비(12만원)·급식비(13만원)·가계지원비 등을 지급하고, 인권위도 사무원(14호봉 기준)에게 1447만5천원의 기본급여 외에 명절상여금(100%)·급식비(13만원)·교통비(12만원)·가계지원비를 준다.
노동부는 무기계약직 직업상담원에게는 상여금 600%와 공무원 수준의 맞춤형 복지포인트 제도, 가족수당 같은 복지혜택을 주고 있지만 사무원은 제외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사무원은 업무상 결정이나 확인을 할 수 없는 보조인력”이라며 “직업상담원과 업무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업상담원 역시 사무원과 마찬가지로 실무적인 일을 할 뿐 결정권한이 없다는 게 지부의 설명이다. 최근 이들의 차별문제가 불거지자 노동부는 이달 1일 노동부장관 명의로 "업무분장을 명확히 하고 복무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의 공문(고용센터 업무 보조인력 관련 당부사항)을 각 고용센터에 배포했다.
글수 1634
댓글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