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파렴치"
사회적 약자 관련 추경 대폭 삭감에 비난 봇물
관련단체 강력 반발 ··· 공공·공무원노조도 성토
충남도의회가 대대적인 예산 삭감을 단행하면서 예산과 관련된 각종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도의회가 삭감한 예산 중 상당액이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아동, 장애인, 여성 등의 복지예산과 더불어 초·중학교 급식비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충청남도지체장애인협회, 민주노총 충청남도공공일반노동조합, 충남장애인생활시설협회, 충남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충남장애인복지관협회 등 5개 단체는 24일 오전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약자 등 도민은 안중에 없고 사리사욕만 챙기려는 도의원들이 사회복지 예산을 원안대로 통과시키지 않으면 도의회 해산을 촉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도의원은 재량사업비가 미반영됐다는 이유로 1차 추경 3027억 원 중 1000억 원을 삭감하겠다고 나서 상임위원회별 계수조정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며 “계수조정안 내용을 보면 여성복지 관련 10억여 원 중 4300만 원, 노인·장애인·아동복지 예산 184억 원 가운데 90억여 원을 삭감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도의회 행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지방정부가 수행할 기초적인 복지서비스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게 하는 만행”이라며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를 볼모로 자신들의 쌈짓돈을 챙기겠다는 파렴치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가경순 충청남도공공일반노동조합 위원장과 이해철 충남공공노동정책연구소 서산노동인권상담센터 상담소장 등은 충남도의회 1층에서 충남도의회 해산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해철 상담소장은 “문복위의 180억 원 중 절반인 90억 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사업비는 장애인 휠체어, 장애인 직업재활, 시설 개선 예산 등인데 모두 삭감했다”며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복지를 이야기하는 꼴”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또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장애인, 아동, 어르신들은 봉이 아니다”며 “집행부와 도의회는 도민을 위해 일을 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지, 권력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가경순 위원장은 “지난 23일 유병기 의장이 집행부와 싸우는 것은 재량사업비를 주지 않아서라고 이야기 했다”며 “권력싸움은 그만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도도 예산 삭감에 적잖이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도 관계자는 “의회는 집행부(도)와 협의 후 같이 가야한다. 서로 간의 오해가 있을지라도 존중해주고 맞춰가면서 일을 해야하는 곳이다”라며 “대규모 삭감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의회와 도는 ‘도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라는 공통적인 목표와 접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도민을 위해 일을 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황인성 충남도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추경예산을 세우는 것은 꼭 필요한 사업이 있기 때문이지, 도민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부의 공무원들은 ‘내포시로 가기가 꺼려졌는데 사업비가 삭감되면서 연기됐으니 오히려 잘됐다’라고 말하는 등 도의회를 향해 비판과 비아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예산을 삭감하면서 공무원의 사기는 떨어지고 있다. 이번 심의는 보복성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준과 원칙, 도민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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