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권 내내 '4천원대' 못 넘어 … 5년간 860원 올라, 노무현 정부 절반 수준-
내년도 법정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으로 올해보다 6.1%(280원) 오른 4천86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박준성)는 지난달 30일 새벽 1시30분께 표결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심의·의결했다. 최저임금 ‘4천원대’의 벽은 5년째 무너지지 않았다.
이날 표결은 노·사·공익위원 27명 중 양대 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8명과 사용자위원 1명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나머지 18명 중 공익위원 9명과 국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1명이 찬성표를, 사용자위원 8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이번에 인상된 내년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 사업장 기준으로 101만5천740원이다. 최저임금위는 인상된 최저임금이 저소득 노동자 258만2천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했다. 박준성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 통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5.21%로, 노무현 정부 평균 10.6%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09년 최저임금이 시급 4천원으로 결정된 이래 5년째 4천원대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공동성명을 내고 “양대 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을 배제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한 데다, 최저임금법에 명시된 ‘근로자 생계비·유사 근로자 임금·노동생산성·소득분배율’ 등 최저임금 결정기준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최저임금 현실화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비판했다. 양대 노총은 지난해 전체 노동자 평균 정액임금(234만1천27원)의 50%를 시급으로 환산한 시급 5천600원을 요구해 왔다.
반면 경영계는 기업 부담을 우려했다. 한국경총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결정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은 약 1조4천억원을 매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경제상황을 무시한 최저임금 고율 인상은 영세·중소기업의 기업활동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편 고용노동부장관은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인상안을 다음주 중으로 고시한 뒤 다음달 5일까지 최종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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