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3.5% 오를때 비정규직 2.5% 상승…통계청 조사
한 영세 포장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병철 씨(가명)는 한 달 급여가 150만원 남짓이다. 하지만 경기 위축으로 이마저도 2개월째 밀린 상태다. 김씨는 "항의하면 매니저가 급여는 꼭 주겠다고 말을 하지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동료들을 볼 때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근로자들이 정규직에 비해 임금 상승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50ㆍ60대 비정규직이 증가하면서 고임금 비정규직이 늘어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경기 위축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정규직 증가폭이 줄어 고용의 질은 비교적 안정되고 있다는 게 통계청 판단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및 비임금 근로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94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만4000명(0.6%) 늘어났다. 비정규직 증가에도 정규직 일자리 창출 폭이 크다 보니 전체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2.6%로 작년 같은 달보다 0.7%포인트 줄어들었다.
통계청은 비정규직을 크게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로자로 분류한다. 한시적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을 정했거나 반복해 갱신하며 일하는 비기간제 근로자를 뜻하며, 시간제 근로자는 평소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을 일하기로 정하는 등 근로 시간이 일반 근로자에 비해 짧은 근로자를 가리킨다. 또 비전형 근로자는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가정 내 근로자, 일일 단기근로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비정규직을 직군별로 살펴보면 한시적 근로자는 343만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0.8% 증가했고, 시간제 근로자는 188만3000명으로 같은 기간 3.1% 늘었다. 반면 비전형 근로자는 221만5000명으로 3.1% 줄었다. 연령별로는 50대 7만5000명(6.1%), 60세 이상 4만9000명(4.9%) 등 주로 50대 이상에서 증가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 상승폭이 작았다. 정규직은 월평균 임금이 254만6000원으로 1년간 8만6000원(3.5%) 인상됐지만 비정규직은 142만8000원으로 3만5000원(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은 "성별과 연령, 교육 수준, 근속기간, 직업, 산업 등을 동등한 조건으로 놓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분석해보면 11.8%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2%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즉 이러한 조건이 동일하더라도 정규직은 250만원, 비정규직은 220만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상덕 기자]
(10.24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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