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통합건강증진사업에 종사하는 기간제 해고 기자회견이 지난 24일(수) 오전 11시에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렸습니다. 예산군 보건소에 근무하는 간호사 8명은 예산군, 당진시, 계룡시, 청양군에서 자행되고 있는 보건소 기간제 해고의 부당함을 충남도민께 알리고자 이 자리에 나섰습니다.
2007년 정부는 건강취약계층의 보호를 위해 각 시, 군 보건소마다 사업관련 간호사들을 기간제로 고용하는 통합건강증진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또한 사업이 끝나는 2013년부터 기존의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13개 사업을 통합해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하 통건사업)’으로 지속하게 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건사업 종사자는 무기직 전환대상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즉 시, 군은 2015년부터 이들을 정규직(무기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시, 군은 2014년을 기점으로 통건사업 근무자들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냈습니다. 기간이 만료됐다는 이유입니다.
최소 3년에서 최대 8년을 일해 온 보건소 간호사들은 시, 군의 일방적 태도를 수긍할 수 없었고 1인 피켓 시위에 이어 도청 기자회견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음은 해고를 앞둔 통건사업 종사자들의 회견문입니다.
의료취약계층을 위해 8년을 일해 온
저희들이 해고당해야하는 합당한 이유라도 알고 싶습니다.
충남도민여러분!
저희들은 시,군보건소에서 8년간 방문간호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방문간호사들입니다.
저희들은 그동안 고동이 불편해 병원에 갈수 없는 의료취약계층 주민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여 질병을 관리하고 건강을 돌보는 일을 해왔습니다.
지난 8년간 눈비가 내리고 혹한의 날씨가 와도 주민여러분의 집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건강을 돌보는 일을 한치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전문면허를 갖춘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과 비록 공무원은 아니지만 시군 보건소에 소속되어 주민여러분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일선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성실히 일 해왔습니다.
지난 8년간 성실히 일하면서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 생계를 꾸려왔고,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침에 따라 열심히 일을 하면, 언젠가는 우리도 정규직이 되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비록 1년마다 계약하는 비정규직이지만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저희들 모두는 12월 31일자로 모두 해고하겠다는 통보를 시군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저희들이 일을 잘못했거나 업무를 소홀히 해서 잘리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기꺼이 해고를 감수하겠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잘못도 없이 지난 8년간 일해 온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이유도 모른 채 쫓겨나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여 도민여러분께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당진시, 계룡시, 예산군, 청양군에서 저희들을 해고하는 이유가 저희들이 이대로 내년도까지 근무하면 정규직이 되기 때문에 해고한다는 것입니다.
즉, 저희들이 하는 업무가 2년전에 정규직 전환대상 업무로 분류되어 2년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저희들을 모두 해고한다는 것입니다.
정규직의 꿈 하나로 지난 8년간 온갖 궂은 일과 부당한 일을 참고 참으며 버텨왔는데, 정규직 전환 하루전날 저희들을 해고한다는 시,군의 처사는 너무나도 가혹하고 부당합니다.
시장, 군수님들은 기간제보호법의 법적의무를 빠져나가기 위해, 저희들을 해고하면서 단 한마디 위로의 말조차 보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희들을 해고통보하면서 조용히 나가달라는 무언의 압력과 비정규직은 언제든 자를 수 있다는 자신에 찬 눈빛만을 보낼 뿐입니다.
시,군에서는 총액인건비에 초과되어 정규직 전환을 못해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와 행정자치부의 확인한 결과, 이미 공문을 통해 저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도 총액인건비에 저촉되거나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저희들이 일을 못해서 잘리는 것도 아니고, 인건비가 부족해서 자르는 것도 아니고, 오직 저희들을 자르는 이유는 정규직을 해주지 않기 위해 자르는 것이며, 이것은 저희들에게 계속 하루살이 같은 비정규직의 삶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시장,군수들은 저희들에게 어쩔 수 없다는 말만 할뿐, 아무도 저희들의 억울하고 부당한 집단해고에 대해 관심조차 주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대통령께 호소드립니다.
대통령님은 지난 대선공약으로 2015년까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공약하셨습니다.
또한 정부는 2012년 1월 16일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침을 시달해 저희같은 방문간호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발표가 저희들에게는 정규직 전환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2년간 근무하면 해고당해야 하는 해고의 칼날이 되어 우리의 목을 자르고 있습니다.
지금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규직대상자 연말 해고에 대해 대통령님과 정부가 나서서 해결책을 마련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안희정지사님께 호소드립니다.
충청남도는 1,2차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통해 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에 힘써 왔고, 충청남도 비정규직 고용안정 조례까지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조례 8조에는 기간제법의 정규직 전환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명백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초단체장들은 정규직 전환의무 회피를 위해 우리를 해고하고 있습니다.
시,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학살에 대해 충남도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충남 도민여러분!
저희들은 전문의료인이자 지난 8년간 여러분의 곁에서 집집마다 방문하여 의료취약계층 주민들을 내 부모형제와 같이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일해왔습니다.
저희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일자리에서 쫓겨나는 이 억울하고 부당한 방문간호사 집단해고 사태가 해결되도록 도민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당진시, 계룡시, 예산군, 청양군
보건소 통합건강증진사업 종사 집단해고예정자 일동
2014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해고 통지 받은 간호사들은 예산군 9명, 당진시 7명, 계룡시 5명, 청양군 2명 총 23명입니다. 앞으로의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혜영 예산군보건소지회장은 “행정적, 법적 절차는 물론 1인 시위, 집회 등 모든 수단을 통해 우리의 정당함을 알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글수 362
댓글 : 0
